2016년 3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인공지능 역사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대부분의 전문가가 대국 전에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완승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다섯 차례의 대국에서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4대 1로 이기면서 완승했다. 알파고는 응수타진이나 사석작전 같은 소위 ‘인간적인’전략도 능수능란하게 구사했다. 알파고의 승리는 그동안 지구 최고의 지적 동물로 자부하던 인간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인공지능이 우리 삶과 직결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알파고의 승리가 세계인을 놀라게 한 것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농업혁명, 산업혁명을 거쳐 인공지능혁명이 도래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이제 지구인은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 알파고가 생각보다 큰 파급력으로 인공지능 신드롬을 일으키자 인공지능에 대해 새로운 각도에서 설명할 필요가 생겼다.
현재 인공지능은 SF영화에서 나오는 환상만은 아니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인공지능 결과물이 지구의 여러 곳에서 인간을 대신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지 20년도 채 지나지 않아 50년 동안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의 로봇 기술에 도전할 정도로 발전하기도 했다.
인공지능 로봇을 설명할 때 휴머노이드, 안드로이드, 사이보그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된다. 휴머노이드는 로봇이나 인조인간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겉모양이 사람과 닮았다는 뜻이다. 어떤 물건이든 머리와 몸통, 두 팔과 두 다리가 있어 인간과 유사하다면 휴머노이드라고 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란 사람처럼 팔다리가 달린 형태의 로봇을 뜻하며 마을 입구에 있는 장승도 팔다리가 있는 형태라면 휴머노이드라고 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는 겉보기에 사람과 똑같아 보일 정도로 발달한 인조인간을 지칭한다. 어원은 그리스어로 ‘인간을 닮은 것’이란 뜻이다. 전통적인 기계 로봇이 아니라 피부와 장기 조직은 물론 두뇌까지 진짜 사람과 유사한 인조인간을 뜻한다.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서 인간화된 앤드류가 바로 안드로이드다.
한편 사이보그는 사이버네틱 오거니즘(cybernetic organism)의 약자다. 인공 장기를 단 사람을 뜻하므로 원래는 로봇과 관련이 없는 단어다. 1950년대 NASA(미항공우주국)의 과학자들이 만들어 낸 의학 용어로 인간을 우주나 심해 등 특수한 환경에 투입할 때 인공 장기를 달아서 초인적인 능력을 내게 할 수 있는지 연구하면서 만든 말이다. 사이보그는 모든 신체를 기계화하지 않고 일부 생체 조직은 남겨둔 채 인공 장기를 생물학적으로 결합시킨 잡종의 경우만 해당된다. 그러므로 <600만 불의 사나이>의 주인공 스티브 오스틴, <로보캅>의 머피,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는 사이보그다.
인공지능이 로봇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인공지능이라면 로봇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는 로봇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풀어가되 영화에 나오는 장면을 많이 활용했다. 이들을 보면 인공지능이 얼마나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위해 활용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인간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대장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