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를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생각해보자. 한쪽 끝에는 전형적인 일자리와 직급이, 다른 쪽 끝에는 실업이 위치하는 스펙트럼이다. 긱 경제는 그 사이에 존재하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일과 직업을 포괄한다. 상담직, 계약직, 임시직, 프리랜서, 자영업, 부업, 또는 태스크래빗 같은 플랫폼을 이용한 맞춤형 작업이 긱 경제에 포함된다. 여기서 ‘긱(Gig)’이란 앞에서 나열한 것처럼 임시직으로 수행하는 일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 주변에서 그날그날 필요에 따라 연주자를 섭외해 공연하던 것을 일컬었던 데서 유래한 말이다.
긱 경제가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떤 직종에 종사하느냐에 달려 있다. 긱 경제는 기술 경제다. 따라서 숙련된 노동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가 될 것이다. 긱 경제에서는 그들이 지닌 재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 그 결과 그들은 임금도 상승하고, 자신의 근로생활과 미래를 스스로 계획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숙련된 노동자는 ‘좋은 직업’을 떠나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자유롭고 의미 있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반면 중간관리자와 봉급생활자의 미래는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지닌 기술에 대한 수요는 많지 않을뿐더러 그나마 자동화나 위탁, 외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그동안 오르고 있던 사다리의 마지막 칸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거나 그간 의존하던 정규직 일자리에 간신히 의존해 있을 것이다. 수입은 정체되고 수당은 줄어들고 있지만 더 이상 고용 보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정규직 일자리가 있을 때는 생존이 가능하지만 직장을 잃는 순간 힘겨운 상황에 놓일 것이다.
소매업과 서비스 직종 근무자를 비롯한 저숙련 직종은 긱 경제에서 크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된다. 이들은 이미 가장 낮은 보수를 받고 있다. 불안정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으며 수당은 제한적이거나 아예 없다. 업무 일정을 조정할 수도 없다. 월급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으며 업무는 자동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하지만 저숙련 노동자는 긍정적인 변화를 겪을 수 있다. 긱 경제에서 이들은 더 많은 주도권과 유연성, 자율성을 얻을 수 있다. 우버 운전자는 대부분의 택시 운전사와 비슷한 환경에서 일한다. 그들은 수당, 시간 외 임금, 최저급여, 실업보험을 받지 못하는 계약직 노동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택시 운전사보다 우버 운전사가 되려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들은 언제, 얼마나 많이 일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긱 경제는 저숙련 노동자에게 ‘열악한 직업’에서 ‘나은 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올바른 변화이긴 하다.
긱 경제에서는 일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 노동시장이 직업 중심에서 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일을 직업과 분리하게 되면 노동자는 전형적인 노동자가 누릴 수 없었던 자율성, 유연성, 주도권을 얻게 될 것이다. 긱 경제는 우리의 삶 또한 바꾸고 있다. 높은 고정비를 요구하는 생활양식은 다양한 일과 수입원이 존재하는 경제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다. 40년 동안 일만 한 뒤 은퇴하는 삶은 더 이상 합리적이지 않다. 긱 경제에서는 일을 하면서도 여가 생활을 누리는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긱 경제에서 성공하려면 새로운 마음가짐, 기술, 수단이 필요하다. 직업적 성공과 개인적 성공을 둘 다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만족스러운 일을 찾아 균형 잡힌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더 이상 직업을 찾지 마라. 긱 경제에서 누릴 수 있는 자신만의 삶을 창조하라.
자기고용을 통하여 좋은 직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기술경영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