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품으로 이어진 열여섯 개의 대담한 스캔들. 요란스러운 연애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유명 작가ㆍ예술가들의 격렬한 사랑, 작품으로 승화된 그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들춰본다.
“내겐 건너지지 않는 바다 하나 너무 깊었다. 이제 혼자서 노를 저을 수 있겠다. 로댕이란 바다를 건널 수 있겠다. 꿈 하나를 깨는 데 일생이 걸렸구나.”카미유 클로델이 동생 폴에게 남긴 편지의 한 구절이다. 로댕이 <지옥의 문>이라는 대작을 만드는 동안 그의 곁에 조수로 함께했던 카미유 클로델은 사랑이라는 소용돌이에 자신의 삶을 내던진 불운의 예술가로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남장 소설가로 유명한 조르주 상드는 쇼팽을 사랑하여 오랜 시간 구애 끝에 쇼팽의 작품 인생 대부분을 함께하는 연인이 된다. 쇼팽이 작곡에 몰두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원해주는 동시에 자신의 소설 『콩쉬엘로』를 완성한 상드는, 결국 연인의 배신으로 사랑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매혹적인 사랑이라는 감정에 긍정을 멈추지 않았다. “사랑하라, 인생에서 좋은 것은 그것뿐이다.”
사랑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인생의 변치 않는 화두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예술가는 사랑을 노래하고, 시인과 철학자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을 탐구한다. 그렇다면 사랑의 환희와 이별의 상처를 자신만의 특별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재능을 부여받은 이들, 시인과 화가 그리고 작가들에게 실제 사랑은 어떤 색깔을 띠고 있었을까?
예술가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준 운명 같은 사랑, 뮤즈와의 만남을 소재로 하여 그들의 작품 세계를 깊게 들여다본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예술가들에게 뮤즈의 존재는 그들의 천재성을 깨우는 영감이 되고, 그들이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은 그대로 음악으로, 시로, 철학으로 열매를 맺는다. 철학자 니체는 루 살로메와 이상한 동거 후 헤어지고 나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집필했고, 하이데거는 한나 아렌트와 사랑을 나눌 무렵 그의 대표작인 『존재와 시간』을 썼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계약결혼으로 평생 서로에게 사상의 동반자가 되어 결코 안주하지 않는 치열한 삶을 함께했다. 사르트르는 『구토』와 『존재와 무』 등을 통해 실존주의 철학의 대가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이라는 작품으로 페미니즘의 대모라는 호칭을 얻었다. 결국 그들은 서로에게 ‘가장 완벽한 관계’였음을 고백했다. 모딜리아니는 자신의 아내를 화폭에 담아 눈동자 없는 여인의 초상이라는 자신의 대표적인 화풍을 만들어냈고, 로댕의 작품 <지옥의 문> 에는 모델이 되어주었던 카미유 클로델의 모습이 그대로 녹아 있다. 브람스에게는 예술적인 영감과 자신의 음악에 아낌없는 조언을 주는 클라라라는 마음의 연인이 곁에 있었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키지만 예리한 감성을 지닌 그들에게는 더욱 진한 흔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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