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국의 개발 신드롬을 생각하면 고대로부터 내려온 전통이 보존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헛된 꿈이나 마찬가지다. 최소한 30~100여 호 이상의 마을에서 길, 외부 공간, 조경을 훼손 없이 보존하려면 개인이나 가족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불가능할 것 같은 역경을 이겨내고 아직까지 과거 환경을 보존하고 있는 전통 마을들이 있음은 놀랄 만한 일이다.
과학이 있는 한국의 전통 마을이라는 것은 지속 가능한 장소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떤 곳이 그런 장소일까.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제시한 주거지 선정의 기준은 자연 환경에 해당하는 지리(地理), 지역 경제 기반으로서의 생리(生利), 풍속과 공동체 의식 등 사회적 인자로서의 인심(人心), 인간과 자연과의 심리적 조화를 강조한 휴양 공간으로서의 산수(山水) 등 4가지다.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집터를 선정할 때는 반드시 지세의 기운이 모이고 전면과 배후가 안온한 곳을 가려야 한다고 기술했으며, 서유구는 『임원경제지』에서 정주지 환경 조건을 제시하면서 입지론과 토지 이용, 정관 등에 관한 규범적 원칙을 광범위하게 언급했다.
선조들이 견지했던 터 잡기 논리는 자연 순응적이며 친환경적인 토지 이용을 기본 전제로 생태적인 접근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낙토로서의 마을 자리 잡기와 가꾸기 과정은 오늘날 공간에 대한 이해와 평가, 잠재력 및 대안 제시 등 경관 설계 과정과 일맥상통한다. 온고지신의 의미를 일깨우는 환경 설계 논리인 것이다. 공간은 인간에게 보다 쾌적한 환경이어야 하고, 이를 위한 원천적인 문제는 과학이 해결한다. 전통 마을을 답사하면 과학적인 아이디어를 수시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학성 - 기술과 비지니스 통합 파워 러닝 코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7년간 IT 융복합 분야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유통, 신사업,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스마트 기술 도입과 관련한 기업컨설팅을 제공하며, 기술과 사업을 합친 액션러닝 분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셀프 코칭 개념과 액션러닝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코칭북 저작방법을 개발하여 비지니스 관련 다양한 분야에 컨설팅과 코칭북 집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