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 인류가 네안데르탈인을 누르고 현 인류의 조상이 될 수 있던 가장 큰 힘이 분업과 교환이었다. 이후 물물교환은 문명사에 큰 획을 그었다. 수렵채취 시절과 농경문화가 갓 시작될 무렵에는 교환이 그리 중요치 않았다. 하지만 인구가 불어나고 서로 모여 살면서 교환은 인류 생존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세계사를 움직인 대표적 상품들은 역시나 의식주와 연관된 것들이 많다. 그 상품들이 역사를 움직인 힘은 대단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이를 잘 알지 못했다. 그 첫째가 소금이다. 인간은 소금 없이는 살 수 없다. 모든 문명 발상지에서는 소금을 구하기 쉬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류에게 꼭 필요한 소금이었지만, 지금과 달리 무척 귀했던 소금은 세계사 곳곳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일을 담당해냈다.
모피 역시 세계사를 움직인 대표적 상품이다. 인류 최초의 옷이 동물가죽이었다. 고대로부터 이를 구하기 위해 먼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가장 오래된 교역품의 하나인 모피는 한국 고대사에서도 중요했다. 세계사적으로 모피 획득이 지역 개발의 추진 동력이 된 사례도 많다. 시베리아 개발과 북아메리카 서부 개척이 그 대표적 예다.
세 번째로 보석이 있다. 중세까지만 해도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보석은 근대로 넘어오면서 그 가치가 빛을 발휘한다. 벨기에와 네덜란드가 다이아몬드 수출국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 근대 초다. 그 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보석과 금광은 제국주의 침략의 도화선이 되었다. 당시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존 홉슨이 쓴 『제국주의론』(1902)은 공산주의 혁명을 유도했고 『실업의 경제학』(1922)에 등장한 ‘과소소비설’로부터 케인스의 유효수요 이론이 도출되었다. 이렇듯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핵심이론이 모두 보석을 둘러싼 전쟁에서 나왔다.
네 번째로 다룬 상품은 향신료다. 콜럼버스는 유럽인들의 육식 위주 식탁에 필요한 후추를 찾아 대항해를 하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 그만큼 향신료에 대한 서구의 열망은 대단했다. 당시 후추는 같은 무게의 금과 가격이 같았다. 이후 해상을 통한 동서양 교역에 열을 올린 서양이 동양을 추월했다. 근대는 향신료를 찾기 위한 신대륙 발견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향신료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역사적 상품은 석유다. 석유에 대해 다른 말이 필요할까? 석유 쟁탈을 위한 다툼 속에 근현대사의 명암이 드리워져 있다. 사실 이외에도 많은 중요한 상품들이 있다. 하지만 지면의 제한으로 이번 책은 다섯 상품에 국한해 다루고 있다.
전학성 - 기술과 비지니스 통합 파워 러닝 코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7년간 IT 융복합 분야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유통, 신사업,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스마트 기술 도입과 관련한 기업컨설팅을 제공하며, 기술과 사업을 합친 액션러닝 분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셀프 코칭 개념과 액션러닝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코칭북 저작방법을 개발하여 비지니스 관련 다양한 분야에 컨설팅과 코칭북 집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