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넌 식당 아주머니들한테 함부로 말하지 마라. 그리고 꼭 넥타이는 하고 다녀라.” 30년 전, 어머니가 당신 자식을 앉혀 놓고 한 당부다. 자식을 키우기 위해 남의 식당을 전전하며 허드렛일을 하던 시절, 당시 어머니는 오랫동안 하던 함바집(건설현장 식당) 일을 그만두고 대전 법원 앞 식당으로 옮겼다. 이때 하신 말씀이다. 인부들 밥을 챙겨 주던 공사판에서 벗어나 판ㆍ검사들이 자주 들르는 식당에서 일을 하니까 그렇게 몸과 마음이 편하시더란다. 남의 집 일을 해도 신이 나신단다. “인부들이 나쁜 사람은 아닌데, 뭘 시켜도 ‘아줌마, 밥 줘’, ‘아줌마, 물 줘’ 하고 꼭 반말을 했는데, 넥타이를 맨 판ㆍ검사님들은 말 하나를 해도 ‘아주머니, 밥 한 그릇 더 주십시오’라고 하더라. 역시 배운 사람들은 뭐가 다르긴 다르더라.” 당신 아들도 출세를 하고,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은근한 소망이 담긴 당부였다.
세월이 지난 지금, 어머니 뜻을 이뤄 드리지 못했다. 출세하고는 거리가 멀고, 답답한 것을 싫어해 넥타이도 잘 매지 않는다. 다만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에게 절대로 거들먹거리지 않는 것, 이것 한 가지만큼은 목숨처럼 지키고 있다. 당신의 말씀은 백번 옳다. 사람은 스스로 단정해야 하고, 남에게 공손해야 하고, 예의범절을 갖춰야 한다. 그게 사람 사는 도리다. 여기서 불효 발언을 해야 할 것 같다. 자식으로서 하늘 같으신 당신의 당부에 어찌 토를 달 수 있겠는가마는 ‘배운 사람은 점잖고, 못 배운 사람은 몰상식하다’는 어머님의 말씀이 -당신 자식도 살아 보니-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더라는 것을 넌지시 전해 올려야겠다. 배운 사람, 잘난 사람이 적었던 시절에는 ‘배움의 크기’가 그 사람 됨됨이를 의미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을 뿐이다.
스펙을 한강물에 던져 버린 채 미래를 꿈꾸는 이가 세상을 혁신하고, 주체 못할 열정을 가진 이가 세상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글을 따라가다 보면 왜 학력이 결정적인 인생 변수가 되지 못하는지, 한때의 가난으로 인한 좌절과 방황을 마친 후 뭔가에 미쳤을 때 인생이 얼마나 아름답게 변하는지, 도전과 창조가 개인의 삶의 질을 어떻게 바꾸고, 나눔과 배려가 풍부한 사회를 만드는 데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학성 - 기술과 비지니스 통합 파워 러닝 코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7년간 IT 융복합 분야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유통, 신사업,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스마트 기술 도입과 관련한 기업컨설팅을 제공하며, 기술과 사업을 합친 액션러닝 분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셀프 코칭 개념과 액션러닝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코칭북 저작방법을 개발하여 비지니스 관련 다양한 분야에 컨설팅과 코칭북 집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