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어려운 과제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마땅한 상대를 찾기도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요청은 비범함과 평범함,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경제 기적을 이루어낸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는 요청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원도, 돈도, 기술도 없었지만, 대통령부터 기업가들에 이르기까지 온갖 곤경을 감수하면서 외국 차관을 끌어오고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그들의 요청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요청이 국가를 살리고, 기업을 살리고, 개인을 살린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경제난이다, 취업난이다 하여 모두가 어려움을 하소연 하고 있지만, 어떤 청년들은 이렇다 할 스펙 하나 없이도 당당하게 원하는 기업을 찾아가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도움을 요청하여 취업에 성공한다. 사업 실패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서 도와줄 사람을 찾아 집요하게 도움을 요청하여 멋지게 재기에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다. 학비를 지원해줄 수 없는 부모님을 탓하지 않고 스스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여 학업을 이어가 해외 유명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죽어가는 사람을 위한 누군가의 따뜻한 요청이 수천, 수만의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창조가 요청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아는가? 유대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둘씩 짝을 지어 토론을 벌이며 공부하는 ‘하브루타(havruta)’라는 탈무드식 교육을 통해 상대방에게 질문하고 요청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이러한 교육 환경이 어려서부터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할 줄 알며 겸손하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창조의 밑바탕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티브 잡스 또한 어렸을 적부터 도움이 필요하면 누구에게든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한 경험과 실패를 통해 체득한 지혜들이 쌓여 창조와 혁신의 싹을 틔워나갔기에 빛나는 혁신 제품을 만드는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지금의 우리 사회도 요청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성적 지상주의 경쟁 속에서 병들어가는 학생들에게 창의성을 키워주고,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도전의 기회를 주며, 비즈니스맨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불어넣어 세계 시장에서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창조경제의 주역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요청이 이러한 일들을 가능하게 한다. 지식과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 다양한 영역의 융합과 협업이 요구되는 시대에 고독한 천재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소통하면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출 때 비로소 당면한 과제를 뛰어넘어 새로운 창조의 시대를 열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요청이다.
전학성 - 기술과 비지니스 통합 파워 러닝 코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7년간 IT 융복합 분야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유통, 신사업,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스마트 기술 도입과 관련한 기업컨설팅을 제공하며, 기술과 사업을 합친 액션러닝 분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셀프 코칭 개념과 액션러닝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코칭북 저작방법을 개발하여 비지니스 관련 다양한 분야에 컨설팅과 코칭북 집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