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기준 삼성그룹의 임직원은 34만 4천 명에 달한다. 그리고 또 매년 수만 명씩 새로운 사람을 뽑는다. 물론 여기에는 외국인 임직원도 포함되어 있다.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회사인 삼성전자만 보더라도, 국내 근무 인력과 해외 근무 인력이 반반이다. 또한 2011년 삼성그룹의 매출 255조 원은, 대한민국 한 해 예산인 325조 원의 75%에 육박한다. 그만큼 삼성이 대한민국에 끼치는 영향은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삼성의 중심에 분명히 이건희가 있다. 1987년 회장에 취임한 후 올해로 25년째 삼성을 이끌고 있다. 그가 취임했을 당시, 삼성그룹의 총 매출액은 17조 4천억 원이었다. 단순히 숫자로만 판단하지 않더라도, 현재 삼성의 브랜드 가치(세계 17위) 등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이뤄진 것이다.
스티브 잡스, 잭 웰치, 피터 드러커, 빌 게이츠, 워런 버핏, 앤드류 카네기, 록 펠러……. 당신이 생각하는 뛰어난 혹은 훌륭한 경영자는 어떤 사람인가? 위에서 열거한 인물들은 모두 뛰어난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그 공통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 바로 자신만의 철학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속된 조직의 가치를 드높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오늘날 삼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수치와 통계야말로 그가 처음 조직을 이끌 때의 상황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건희는 ‘선진국을 보고 배우라’는 아버지의 지시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그때부터 시작된 일본과의 인연은 와세다 대학으로 이어졌다. 그 후로도 전자 산업에 뛰어들었을 때,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을 때, 늘 일본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소니와 도시바, 파나소닉과 샤프는 모두 삼성전자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산요전기에서 라디오와 텔레비전 생산 기술을 배우기도 했고, 심지어 일본 반도체 기술자를 주말마다 한국으로 데려와 기술을 가르치게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의 제품은 미국이나 일본의 전자상가에선 한쪽 구석을 벗어나지 못하는 저렴한 상품이었다. 그런 상황을 보다 못한 이건희는 1993년 신경영 선언을 외쳤다. 그리고 10년 후.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은 소니를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이 작은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무섭게 달려나갔다. 언젠가부터 일본의 전자 기업은 더 이상 삼성전자의 경쟁자로 여겨지지도 않게 되었다.
이건희는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삼성을 오늘날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경영자로서 그를 존경하지 않는다. 자신의 분야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뛰어난 업적을 달성해 낸 인물이라면, 마땅히 인정하고 존중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그로부터 배우고 그를 본받아야 한다. 성숙한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 잭 웰치와 피터 드러커와 스티브 잡스 같은 위대한 경영자가 없는 이유는 어찌 보면, 우리가 한국의 경영자들에 대해 색안경을 낀 채 그들의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제대로 평가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전학성 - 기술과 비지니스 통합 파워 러닝 코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7년간 IT 융복합 분야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기술과 사업을 합친 액션러닝 분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셀프 코칭 개념과 액션러닝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코칭북 저작방법을 개발하여 비지니스 관련 다양한 분야에 코칭과 코칭북 집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