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15세기 중세에는 모든 지식의 개념에 ‘인문주의’가 근본적으로 깔려 있었다. 단테의 작품을 읽는 피렌체 상류층은 과학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르네상스 사상가들은 과학과 인문학을 두루 섭렵했다. 위대한 다빈치는 예술가이자 과학자이며 기술자였고, 미켈란젤로 역시 예술가이자 엔지니어였다. 이들과 같은 소위 ‘르네상스 맨’, 즉 다방면으로 박식한 지적 거인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인문학적 토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지식의 격변기를 지나면서 전통적인 인문학자들은 과학기술을 일종의 기술적 산물로 여겨 지식층조차도 “나는 과학은 전혀 몰라”라며 과학적 문맹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게 되었고 과학과 인문학의 간극은 점점 더 커져갔다. 이후 산업혁명이 과학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와 인류의 삶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20세기 들어 정보화 시대가 시작되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각국에서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기에 과학기술 혁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인문학, 철학, 예술, 사회과학과 같은 타 분야 학문과 과학기술의 창조적 융합 연구를 추진해오고 있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화려하게 떠오른 스타가 바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이다. 잡스는 아이폰을 가리켜 ‘IT와 인문학의 융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는 과학기술에 덧붙여 더 많은 인문학적 스토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기업 채용을 보면 80퍼센트 이상을 이공계 출신들로 뽑았다고 한다. 과거 상경계 출신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임원들도 점차 이공계 출신 임원들로 바뀌어가는 추세에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업들이 보다 기본적인 문제, 즉 제품의 본질에 충실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기본을 잘 아는 인재가 제품에 스토리를 담고 예술적ㆍ창조적 감성을 담는다면 금상첨화인 것이다. 그 반대편에 있는, 인문계 출신이나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도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갈수록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여러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과학과 인문학의 뜨거운(!) 만남(그래서 책 제목이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이다)이 필요하다.
초등학교 시절 과학만화나 과학책을 열심히 읽고, 과학에 흥미를 갖던 아이들도 중ㆍ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과학 과목에 진저리를 치기 일쑤이다. 그리고 과학을 딱딱하고 어렵다고 인식하는데, 이것은 과학을 단순히 암기식으로 공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는 문과, 이과로 나누기까지 하여 과학과 인문학은 점점 멀어져갔다. 과학이란 ‘탐구하고 수정해가면서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과학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과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도 세상을 바라보는 합리적인 시각을 기르기 위함이다. 그런 점에서 진리탐구를 위해 창조적 파괴와 반란, 집념으로 점철된 과학자들의 삶과, 인류문명사에 큰 족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과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감동과 울림을 준다.
전학성 - 기술과 비지니스 통합 파워 러닝 코치
커리어앤피플 액션러닝센터의 대표러닝코치를 맡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7년간 IT 융복합 분야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기술과 사업을 합친 액션러닝 분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셀프 코칭 개념과 액션러닝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코칭북 저작방법을 개발하여 비지니스 관련 다양한 분야에 코칭과 코칭북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