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의 변화는 단속적이다.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기술이 인류 역사를 바꿔 놓곤 했다. 종이, 화약, 인쇄기, 증기기관, 무전기, 전화기, 라디오, 텔레비전,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이 그랬다.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의 등장은 인류문명을 전혀 다른 형태로 바꿔 버렸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시대를 앞서가는 무기와 기술을 가진 자는 그렇지 못한 자들을 상대로 모든 이득을 갈취한다. 비즈니스 경쟁은 스포츠와는 다르다. 공평한 법칙이 없다. 누가 더 유리한 무기를 지녔는가에 따라 결과가 바뀐다. 개개인의 창의성이나 영리함은 부수적이다. 전쟁에서 이긴 측이 패배한 측보다 용기가 더 높고 두뇌가 더 우수하다는 논리는 절대로 맞지 않다. 다만 누가 먼저 새로운 무기를 발견하고 익혔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도 신무기는 계속해서 발달하고 있다. 최고 성능의 무기를 먼저 자신의 무기로 삼는 자가 전쟁에서 승리한다. 지금 내가 지닌 무기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최신 무기인지 매일같이 점검해야만 한다. 그리고 만약 상대보다 약한 무기를 가졌다면 싸움을 피하고 협상의 길을 찾아야 한다.
기술발달은 새로운 도구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으며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게임의 법칙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식물과 달리 동물은 두뇌를 지녔다. 또한 자기 의도대로 움직이는 능력이 있다. 위험이 닥치면 몸을 움직여 피하고,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먹이가 있는 곳으로 찾아간다. 이때 동물은 머리를 써야 한다. 위험을 피하려면 어떤 위험이 닥쳐올지 미리 살펴야 하고, 먹이를 찾으려면 길을 나서기 전에 먹이가 있을 만한 곳을 추정해 봐야 한다. 온갖 경험과 지혜를 동원해서 앞일을 미리 살피고 추리하는 일이 머리가 하는 일이다.
일상에서도 우리는 매 순간 조금 후에 벌어질 일을 대비하면서 살아간다. 해야 할 일과 약속을 미리 챙긴다. 하루의 일도 챙기고 일주일의 일도 챙긴다. 한 달 동안 해야 할 일도 챙기고 일 년 동안 해야 할 일도 챙긴다. 적어도 수년 앞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미리 생각해 보는 것과 멍하게 사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맨 정신이라면 누구나 앞일을 내다보게 되어 있다. 두뇌가 할 일이 바로 그런 일이다. 문제는 사람의 두뇌는 자신이 겪은 경험과 믿음에 의해 편견을 만들고, 쉽게 사고를 닫아 버린다는 점이다. 착각과 아집에 묶여서 사물의 본질을 다 보지 못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일부만 보는 오류를 범한다. 학식이 높고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편협한 사고를 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들은 자신이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현상은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믿으며, 세상의 모든 현상을 자신의 시각 속에 몰아넣고 해석한다.
오늘날 세상의 지식은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너무도 많은 지식들이 새롭게 등장하기 때문에 일일이 다 학습할 시간을 낼 수가 없다. 두뇌 능력도 도저히 쫓아갈 수가 없다. 결국 대부분의 새로운 지식을 경험하거나 학습하지 못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새롭게 등장하는 지식들 중엔 내가 경험한 지식과 완전히 대치되는 지식도 있다. 살아가면서 그런 새로운 지식들을 마주치고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부딪힌다 해도 이미 경험한 지식에 가중치를 두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식으로 철 지난 지식이나 경험에 의해 오판을 저지를 위험에서 다소나마 벗어나려면 평소에 다양한 시각을 갖는 훈련을 해 보는 수밖에 없다. 편견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관점을 찾는 방법이다. 미래를 조명해 보고 다양한 관점을 검토해 보는 훈련은 미지의 상황에 대처하는 힘을 기르게 해 준다. 그러기 위해선 궁금한 일들에 관해 미리 생각해 보고 관찰하고 실험해 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개별적인 사건들도 분류하다 보면 어떤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패턴들의 윤곽을 지속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그려 보면서 인과관계를 유추하다 보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현상들과 만나게 된다. 드러나지 않아서 관찰이 어려운 패턴들을 찾아내는 관점의 훈련이 바로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다. 미래를 살핀다는 것은 미래에 일어날 일을 맞춘다는 말이 아니다. 여러 가지 시각으로 현상을 들여다보자는 의미다. 그러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관점들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런 다양한 관점과 폭넓은 이해력으로 새로운 현상을 살피다 보면 비록 경험해 보지 않았던 일들이라도 낯설게 느끼지 않고, 상황에 맞게 지혜롭게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다.
전학성 - 기술과 비지니스 통합 파워 러닝 코치
커리어앤피플 액션러닝센터의 대표러닝코치를 맡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7년간 IT 융복합 분야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기술과 사업을 합친 액션러닝 분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셀프 코칭 개념과 액션러닝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코칭북 저작방법을 개발하여 비지니스 관련 다양한 분야에 코칭과 코칭북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