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먹든 우리는 하루 최소 세 번 이상 먹는다. 식사 횟수만 따지면 하루 두세 끼가 보통이지만 간식에 야식까지 더하면 하루 먹는 횟수가 만만치 않다. 도대체 왜 이렇게 먹을까? 가장 원초적인 의문인데도 답은 여럿이다. 배가 고프니 먹는다. 허기지면 괴롭고 안 먹으면 영양부족으로 건강을 해치니 먹는다. 원론적인 대답은 이렇지만 습관 때문이라는 말이 더 솔직할 것 같다. 때가 됐으니까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고 음식이 앞에 놓여 있으니 손이 갈 뿐이다. 마치 산이 있으니까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 본능적인 욕구보다 한 차원 높은 이유도 있다. 맛이 있으니 먹는다. 경제적으로 먹고살 만해진 현대에는 배고파서 먹기보다는 맛을 찾아 먹는 사람이 더 많다.
그렇다면 왜 맛있는 음식을 찾는 것일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입이 즐겁기 때문이다. 외연을 좀 더 확장해 말하자면 오감이 즐겁기 때문이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의 육체적인 쾌감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만족스럽다. 즐기려고 음식을 먹는다면 맛뿐만 아니라 추구해야 할 가치가 하나 더 있다. 멋이다. 오감의 즐거움에 멋까지 더하면 만족감이 배가된다. 어떻게 해야 멋있게 먹을 수 있을까? 맛도 주관적이지만 멋은 더더욱 주관적이니 각자가 개성에 맞게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필자가 발견한 멋있게 먹는 방법 중 하나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것이다. 또 음식에 스토리를 입혀서 먹을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서해안 바닷가에서 먹은 대하구이의 추억이 있을 수 있고, 바닷가재 한 마리에 해외여행의 낭만이 깃들어 있을 수 있다. 시장에서 먹은 칼국수 한 그릇이 값비싼 전복보다 더 맛있을 수도 있다. 나만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혹은 음식의 역사와 음식에 얽힌 문화 그리고 유명 인사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곁들여 즐길 수도 있다. 인문학적으로 즐기는 방법이다. 혀로, 맛으로만 즐기지 않고 눈으로, 마음으로 맛과 멋의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대학』에서 이르길, “마음이 없으면 봐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고 했는데 스토리를 곁들이면 경우에 따라 인생의 교훈까지도 얻을 수 있다.
전학성 - 기술과 비지니스 통합 파워 러닝 코치
커리어앤피플 액션러닝센터의 대표러닝코치를 맡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7년간 IT 융복합 분야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기술과 사업을 합친 액션러닝 분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셀프 코칭 개념과 액션러닝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코칭북 저작방법을 개발하여 비지니스 관련 다양한 분야에 코칭과 코칭북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