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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휴식은 창조성의 발판

과거에는 성실한 노동자가 성공한 인생의 표상이었다.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회식하고, 자신의 삶을 온통 회사와 일에 쏟아부었다. 그렇게 자식들을 키우고 학교에 보내고 승진을 하다가 시간이 되면 퇴직금을 챙겨 허무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전부였다. 과거에는 이런 삶이 통했다. 인생의 궁극에 대한 고민 없이 열심히만 살면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는 먹고살기 위해 일흔 살까지 일해야 하는 시대다. 보통 20대 후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그렇게 40년 동안 일을 해야 한다. 이것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남자라면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천형과도 같은 것이다. 40년이면 강산이 네 번 바뀌는 시간이다. 문제는 이 시간 동안 재충전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노동 시스템은 예리했던 우리..
과거에는 성실한 노동자가 성공한 인생의 표상이었다.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회식하고, 자신의 삶을 온통 회사와 일에 쏟아부었다. 그렇게 자식들을 키우고 학교에 보내고 승진을 하다가 시간이 되면 퇴직금을 챙겨 허무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전부였다. 과거에는 이런 삶이 통했다. 인생의 궁극에 대한 고민 없이 열심히만 살면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는 먹고살기 위해 일흔 살까지 일해야 하는 시대다. 보통 20대 후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그렇게 40년 동안 일을 해야 한다. 이것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남자라면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천형과도 같은 것이다.

40년이면 강산이 네 번 바뀌는 시간이다. 문제는 이 시간 동안 재충전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노동 시스템은 예리했던 우리의 젊음을 무디게 만들어버린다. 쉬어야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일하지 않는 남편과 아빠는 가정에서도 생존하기 어렵다. 이 사실을 사무치게 의식하는 남자들은 스스로를 더 열심히 일터로 내몬다. 여기에 ‘아침형 인간’을 응원하는 노동 논리와 ‘하면 된다’는 무한 긍정주의까지 가세한다. 이 노동의 프레임은 한 번 빠지면 벗어나기 어려울 만큼 무섭다.

어느 유명 IT 기업의 전무는 쉰 살의 나이에 과감하게 사표를 쓰고 중국으로 자전거 횡단 여행을 떠났다. 한 디자이너는 잘나가던 회사를 접고 제주도로 몸을 옮겼다. 그들은 쉬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휴식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일흔까지 즐겁게 그리고 뜻대로 일하는 사이클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쉼은 곧 경쟁력이고 전략이다. 주말에 하루 이틀 쉬는 것은 잠깐 숨을 돌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숨이지 쉼이 아니다. 창조력은 닷새 일하고 이틀 쉰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긴 휴식이 필요하다. 프로게이머는 90퍼센트의 시간을 연습에 쏟아붓는다. 정작 시합을 하는 시간은 1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영화감독은 몇 년에 한 편씩 영화를 만든다.

충분한 휴식은 창조성의 발판이다. 나는 이것을 ‘사자의 쉼’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사자는 사흘에 한 번꼴로 사냥을 한다. 나머지 며칠은 그늘에서 보낸다. 힘을 비축하기 위해서다. 사자의 삶이 바로 내가 꿈꾸는 삶이다. 삶의 가치가 가장 중요한 행복의 키워드로 떠올랐던 나의 40대, 그 10년의 시간 동안 나는 전과는 다르게 살았다. 결론적으로 더 행복해졌다. 40대에 일군 수많은 관계 속에 뿌린 씨앗들이 자라나 떡잎을 피우고 힘센 줄기가 되어 내 남은 삶을 지탱해줄 것으로 믿는다. 물론 그것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10년이 걸렸다.

그렇게 40대 중반에 들어서 나는 비로소 우리 안에 존재하는 틈을 보게 되었다. 위기의 틈, 기회와 희망의 틈. 이런 틈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보면 세상에 좀 더 이입할 수 있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덕분에 달이 차면 기울듯이 낮과 밤 어느 한쪽에만 머무르지 않기 위해 ‘10년 후를 생각하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무한대의 경쟁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성공을 꿈꾸는 누군가에게 ‘비워야 채울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당장의 스펙 쌓기와 취업에만 집착하여 10년 뒤를 보지 못한다면, 이후의 인생은 더 막막해진다. 바쁠수록 쉬어가야 한다. 그 쉼 속에서 틈을 발견할 수 있다.
전학성 - 기술과 비지니스 통합 파워 러닝 코치
커리어앤피플 액션러닝센터의 대표러닝코치를 맡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7년간 IT 융복합 분야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기술과 사업을 합친 액션러닝 분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셀프 코칭 개념과 액션러닝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코칭북 저작방법을 개발하여 비지니스 관련 다양한 분야에 코칭과 코칭북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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