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2인자 리더십이라고 하면 흔히 2인자들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2인자 리더십을 취하라고 하면 기분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2인자는 2등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2인자들이 보이는 리더십을 간단히 2인자 리더십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이는 2인자 리더십에 대해 대단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매우 좁은 범위의 정의라고 볼 수 있다. 2인자라고 해서 영원히 2인자에 머물 필요는 없다. 또한 억지로 1인자 리더십을 취한다고 그들이 1인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1인자로 보이는 이들이 실제는 2인자인 경우도 많다. 아니, 세상에 2인자가 아닌 사람이 없으며 1인자도 결국 2인자이다. 본원적으로 되짚어본다면, 인간은 결국 2인자의 실존적 상황에서 존재론적 가치와 의미는 물론 생존을 모색한다.
2인자 리더십은 인간이기 때문에 취할 수밖에 없는 리더십이다. 이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당연한 본질이다. 다만 개개인이 어떤 영역과 위치에서 때와 상황, 사안에 맞게 달리 실천에 옮기는 점이 다를 뿐이다. 겉으로는 1인자일지 모르지만, 인간 모두는 결국 2인자일 수밖에 없다. 다만, 1인자로 보이는 것은 인간 스스로 자신이 1인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누군가를 1인자로 만든다면 그들은 자신이 1인자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을 1인자로 자신을 2인자, 3인자로 규정하는 이들은 결국 1등에 대한 열망이 있는 존재일 뿐이지만, 그런 태도로는 1인자의 위치에 올라가도 자신의 입지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실제로 1인자 리더십을 보이는 기업들은 쇠퇴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의 증가는 영원한 1인자도 없으며, 또한 항구적인 2인자도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2인자가 인내하고 기다리며 노력하면 언제인가 1인자가 되며, 그 1인자는 항상 좋은 혜택만을 항구적으로 누린다는 소망스런 생각과는 배치된다. 겉으로 볼 때는 1인자나 2인자로 나뉘어 있을지라도, 1인자의 위치에 있으면서 2인자의 역할을 해야 하고 2인자의 위치에서 1인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중심은 언제나 2인자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 2인자의 태도가 결국 1인자를 만들어주거나 1인자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 1인자임을 드러낼수록 그는 2인자가 될 운명을 재촉하게 될 뿐이다.
조직 안으로 들어가보자. 우리는 누군가의 상사인 동시에 누군가의 부하이다. “당신은 리더인가, 아니면 팔로워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나는 100% 온전히 리더”라고 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전히 팔로워”라고 하거나, “팔로워이면서 리더”라고 답할 것이다. 과장은 부장의 팔로워이며, 부장은 상무 또는 임원의 팔로워이다. 사장은 회장의 팔로워이다. 회장은 고객의 팔로워이고,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위대한 리더일수록 혼자 이끄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를 따르는 것을 잘한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행동들이 부하들에게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2인자 리더십은 ‘브이’, 즉 승리의 리더십이다. 우리는 두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어서 승리를 표시한다. 이 브이는 빅토리를 상징하며, 2인자 리더십의 상징이기도 하다. 넘버원을 의미하는 엄지손가락은 오로지 하나를 의미한다. 첫째나 으뜸 또는 그런 사람이나 물건을 말한다. 하지만 브이는 두 개의 손가락이 필요하다. 즉,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승리란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 달성될 수는 없다. 엄지손가락은 홀로 떨어져 나와 존재할지라도 다른 손가락을 무시한다면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2인자의 태도만 고수해야 한다는 생각 또한 편견에 치우친 것이다. 즉, 2인자 리더십에는 그들 나름의 태도가 있고 그 태도에는 1인자 리더십과 구분해서 살펴보아야 할 점이 있다. 2인자에게는 나름대로 그 특징이 인과관계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학성 - 기술과 비지니스 통합 파워 러닝 코치
커리어앤피플 액션러닝센터의 대표러닝코치를 맡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7년간 IT 융복합 분야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기술과 사업을 합친 액션러닝 분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셀프 코칭 개념과 액션러닝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코칭북 저작방법을 개발하여 비지니스 관련 다양한 분야에 코칭과 코칭북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